[한겨레] “한때는 다방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달걀 노른자를 동동 띄운 커피를 마시던 시절이 있었죠.”
평균 연령이 70살이 넘은 ‘실버 화가’ 12명이 모여 1960년대를 풍미했던 ‘다방 전시회’를 열었다. 전북 전주시 경원동에 위치한 20여평 규모의 삼양다방이 지난 13일부터 열흘 동안 미술전시관으로 변신한 것이다.
이 지역 원로 예술가 모임인 ‘계절회’ 회원들이 그동안 준비한 솜씨를 선보이는 자리다.
정식 전시관처럼 눈높이를 고려한 작품 배치나 색감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명은 찾아볼 수 없지만 한국화와 서양화, 서예, 사진 등 20점의 작품이 탁자 사이로 놓여져 있다.
삼양다방 전시회는 40년 전 모습을 그대로 되살렸다. 문앞에 걸린 작은 안내문 한장으로 간판을 대신하고, 미술작품들도 거치대 없이 탁자나 바닥 위에 비스듬히 세워 놓았다. 작품을 보러온 관람객에게 엽차 한잔이 무료로 나온다.
총무를 맡은 김진성(67)씨는 “십수년 세월 우리의 아지트였던 삼양다방에서 회원들끼리 첫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며 “이제 시작했으니까 앞으로 이런 전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