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 최고가 경신 | |||||||||||||||||||||
"박수근 화백의 '시장의 여인'이 9억원에 낙찰됐습니다." 미술품 경매회사인 (주)서울옥션의 제99회 근현대 및 고미술 경매가 열린 14일 오후 6시15분쯤. 박 화백의 그림이 근현대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휴∼" "와∼" "음∼"…. 8억2000만원에서 시작해 불과 몇 분만에 최고가로 낙찰되자 안도와 환영,그리고 일말의 한숨이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9일 신생 경매사 K옥션 경매에서 '나무와 사람들'(7억1000만원)이 기록을 경신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이날 경매 결과로 박수근 작품은 호당 2억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출품작 가운데 관심을 모은 요절작가 이인성의 '자화상'은 낙찰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작가의 유명세가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경매 뒤 한 미술계 인사는 "상업화랑들의 자본으로 이루어진 경매회사들이 일부 유명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가격을 너무 부풀리는 것 같다"면서 "스타작가 편식 현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응이었다. 가뜩이나 위축된 미술시장에서 특정 작가의 작품에만 수요가 몰리고 지나치게 거품이 형성되지 않았느냐는 것. 반면 한 미술평론가는 "외국 작가의 작품 가격은 인정하면서 유독 국내 화단의 간판 작가의 작품에 시비를 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공산품 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예술품 가격을 매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에서 박 화백의 그림이 최고가를 경신함으로써 K옥션에 빼앗긴 최고가 경매기록을 되찾았다. 박수근 이중섭 위작 파문의 소용돌이를 어느 정도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도 없지 않다. 이번 경매가 두 경매 회사의 자존심 싸움의 결과라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미술시장 부흥의 청신호가 되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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