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그림 이야기

포스트 모더니즘

영원한 울트라 2006. 2. 6. 12:28

포스트모더니즘

 
각 시대마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미적 인식은 다르게 받아들여져 왔고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도 미적 양식의 경향이 더욱더 혼란해지기 시작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간의 변화를 이해하고 변화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알아야 한다.
한 시대의 문화현상은 언제나 당대의 현실에 속하면서도 앞서간 시대와 언제나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에서 출발하여 포스트모더니즘이란 20세기 후반을 지배하는 일종의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다.

1934년 마드리드에서 출간된 스페인의 비평가 페데리코 드 오니스(Fedrico de onis)가 쓴 <스페인과 남아메리카 시선집>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이후 1950년대 초 영국의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역사에 대한 연구>에서 현대를 사회적 불안, 세계전쟁, 혁명의 시대, 그리고 산업 노동자의 반 이성과 무정부주의를 표방하는 '포스트모던시대'로 명명하여 서구역사를 일촉즉발의 한계상황으로 규정하였다.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이란 말을 최초로(1972)미술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레오 스타인버그(Leo Steinberg)이래 많은 이들이 1970년대 말경부터의 미술을 '포스트모더니즘미술'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큰 무리는 없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개념은 새로운 양식 세계관을 추구하고자하는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의도 그리고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 속에서 공통된 부분을 이 시대의 문화적 특성을 정의하려는 비평가의 비평적 의도 속에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60년대의 미국은 사회적 기존체제에 대한 도전과 미학적 전통의 권위를 획득한 본격 모더니즘에 대항하는 새로운 전위운동에 직면하게 되었으며 이는 문화적, 사회적 대중화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이러한 대중화의 조류는 예술 및 사회구조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1970년대에 이르러 모더니즘의 고답적 엘리트주의에 반대하여 새로운 문화의 대중성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레슬리 피들러(Lesloe Fiedler) 이합 핫산(Lhab Hassan), 수잔 손탁(Susan sintag)과 같은 초기 비평가들과 이론가들을 낳았다.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논재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리오타르는 포스트 모던 조건을 계몽주의, 헤겔, 마르크시즘, 인간해방, 이성, 유토파아 등으로 이어지는 서양근대 사상이라는 거대설화의 해체와 함께 보편성을 주장하지 않는 소규모의 다양한 설화가 도래하는 시대로 보았다. 자크 데리다(Jacqes Derrida)의 해체이론이나 라깡(Jacques Lacan) 펠릭스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정신분석학적 논리, 포스트 모더니즘을 모더니즘으 연장선성으로 보는 장 프랑소아 리오타르(Jean Francois Lyotard), 역사론적 관점의 미셀 푸코(Michel Foucault) 견해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2차세계대전 이후 현대미술과 미술이론은 보다 환원적이고 보다 규범적으로 되었고 추상을 유일한 주류로 하여 지향해 나갔다. 1960년대 미니멀리즘의 등장으로 거의 아무것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제거된 형태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그 후 역사적인 방향전환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하여 낙관주의와 이상주의를 지닌 모더니즘은 감정의 폭이 넓은 포스트모더니즘으로의 이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형식주의 모더니즘에 뒤이어 미니멀리즘의 강력한 물결이 수그러든 뒤의 1970년대는 개념미술, 비디오, 퍼포먼스 등의 비 물질의 미술이 주도하여 그 중반쯤에는 많은 사람들이 '회화의 종말'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상황으로까지 전개되었다.
레디메이드 패턴이 등장하고 엘리트주의 적인 추상미술에 반대하여 키치에 속하는 '장식적인'미술을 정통미술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모더니즘의 양식적 특성과 강한 대비를 보이면서 내적 진보의 논리, 역사의 연속성을 부정하고 기존의 모더니즘적 관행이나 전통과 관련하여 외면되어 왔던 가치들을 복원시키며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
역사주의로 회기 하려는 이런 증상은 가장 최근의 경향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된 '신(Neo-)'이라는 접두어가 남용되었던 1970년대 초반부터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다른 어떤 고정된 체계로부터도 구속받지 않았던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전 미술의 이미지를 수용하였다. 작가들은 이전 미술을 해체하거나 새로운 상황에 위치시킴으로써 거기에 담겨 있던 본래의 의미조차도 왼전히 다른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내용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이런 접근 방법에서 작가와 작품에 부여되었던 전통적인 의미는 다분히 희석될 수밖에 없었다.

뉴욕화단은 70년대 전반에 형식주의 모더니즘의 추진력이 미약해짐에 따라 여러 갈래로 다원화되었고 새로운 경향의 미술이 줄지어 등장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말에 이르러 미술평론가들이 모더니즘이후 또는 모더니즘에 반대하여 라는 뜻을 포함한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용어를 흔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많은 평론가들은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의 이행이 현대의 사회적, 경제적 질서의 중대한 변동과 발 맞춰 획기적으로 일어난 의식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포스트 모더니즘은 20세기 문화의 뚜렷한 특징이자 이상으로 정의되어온 모더니즘을 거부하고 그 가치를 회의하는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모더니즘의 전통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새로운 의미를 제안하거나 대안적인 질서를 부과하려는 시도는 단호하게 회피한다. 다시 말해 포스트 모더니즘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모색을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세대를 대변하는 사조인 것이다. 따라서 포스트 모더니즘은 하나의 일관된 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감수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여러 가지 경향들이 결집되어 있는 양상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과거의 유산을 새롭게 반추하는 한편 새로운 가능성이 출현하는 새로운 미술의 주된 특징은 기묘한 절충주의(eclecticism)와 혼란스럽도록 다양한 양식의 결합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작품은 바로 우리 시대의 상황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고 주로 차용과 해체라는 중심개념으로 전개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에 대한 해체론적 태도로부터 출발한 학문적, 사회적, 문화적, 예술적 현상이며, 현대는 절대적 진리나 이데올로기가 부정되는 비결정성(indefinite)과 차이(difference)의 시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상이한 논점들을 제시하면 모더니즘말기에 금지되었던 '연극성'으로의 복귀, 양식의 다원화, 미술영역의 확장, 해체적 충동 등이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근본적 차이와 그 특징들을 살펴보면 모더니스트들이 경멸해왔던 다양한 장르와 주제, 효과를 부활시켰다. 이러한 측면을 서술해보면'순수'하기보다 '이질적 요소의 혼합'을 '완전무결'하기보다 '절충'을 '명확'하기보다 '모호함'을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파격'을 선호한다고 주장하였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보여지는 새로운 현상 중 하나는 바로 전통적인 분류방식이 융해되어 버린 것이라 하겠다.
20세기의 말의 미술 그리고 사회화 문화 전반에서 목격되는 일반적인 특성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다원주의(Pluralism)'라는 용어가 아직까지는 가장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가치개념을 부정하며 수직적 위계질서보다는 수평적인 다양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그것이다.
절대가치를 지향하는 중앙 집중적이고 역사주의적인 시각 대신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는 수평적 지방주의가 자리잡게 되었다. 미술가들과 평론가들 그리고 그 주변의 대중들은 수직적 시각을 공간적인 면에서나 시간적인 면에서 모두 부정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전통적인 주제와 방법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와 양식 매체가 차별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다원화 경향이 그 본질상 포함하고 있는 속성중의 하나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전통복귀의 경향이다. 1980년대의 미술을 눈여겨보면 그 양식이나 주제는 거의 모든 것이 이전의 미술사에서 발견되는 것들로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런데 이같이 별로 새로울 것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현상이 새로운 경향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 새로운 것이다. 1980년대의 미술에서는 기존의 형상이나 방법을 차용하거나 전통적인 방법과 주제로 돌아가는 것이 새로운 경향으로 간주된다. 모든 양식과 주제에 대하여 열려진 태도는 모더니즘의 붕괴를 의미한다. 최근의 미술에서 목격되는 다양한 지역양식과 개인양식의 공존, 기존미술의 차용과 변형, 대중매체의 형상과 방법의 수용 등 다원화의 양상이 소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명칭 하에 논의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현상들이 모더니즘에 대안으로 의식되었기 때문이다.

모더니즘은 20세기 미술사 속에서 형성되어온 비평관점의 복합적인 실체로서 명확하게 규정하기가 쉽지않다. 따라서 포스트모저니즘 역시 규정짓기 어려운 비평논의 이다.
이러한 태도로 1980년대의 미술에 접근하고 보면 사실상 최근의 미술이 그 이전의미술 경향과 그렇게 대비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심지어는 그 싹이 이미 모더니즘 미술 속에서 배태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다원주의로의 변화는 1970년대 중반 경부터 각 지역에서 각각의 명칭을 가지고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 다양한 미술경향들이 증언하고 있다.
회화와 조각이 통합되는 또는 그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즉 회화에는 오브제가 첨가되거나 화면 자체에 입체적 성격이 부여되고 조각에서는 표면효과의 강조와 색채의 사용 등으로 2차원적 요소가 강조되고 있다.
또한 평면작품과 입체작업이 일관된 작품으로서 같은 공간에 설치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회화와 조각뿐 아니라 조각과 건축 또한 총체적으로 접근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으로서 흔히 거론되는 측면이 형상성의 부활이라는 측면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실은 구상회화가 우선 시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보다 구상과 추상이 동등한 수준에서 인정이 되거나 이러한 구분을 초월하여 이들이 자유롭게 수용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1980년대의 미술은 절대양식의 붕괴와 과거의 모든 양식을 포함한 다양한 양식의 공전이라는 측면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 같은 다원화 증후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작품 내의 균형이나 질서, 또는 양식이나 장르간의 구분이 허물어지는 해체주의적 경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증후가 르네상스 말기 매너리즘 미술에서도 발견된다. 회화나 조각뿐 아니라 매너리즘 건축의 과장된 장식에서도 이 같은 부조화가 발견된다. 르네상스 말기의 미술가들이 선구 대가들의 완벽하게 이루어놓은 양식을 모방하고 절충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20세기 말의 현 상황에서도 유사하게 발견된다.
즉 모더니스트들이 미술의 자율성과 그것의 구체적 목표인 추상성 즉 회화의 평면성을 완벽하게 이루어 놓았으므로 후대의 화가들은 더 이상 모더니즘의 목표에 기여할 것이 없어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도 16세기 말의 매너리스트들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양식과 주제를 모방하거나 절충해서 이러한 방법을 하나의 양식으로서 제시하는 데서 해결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극단적인 표현성과 비현실성, 그리고 감성과 가치관의 강조라는 측면 또한 엄격하고 절제된 고전양식 뒤에 온 매너리즘 미술과 유사하다.
다원화 현상은 기존의 미술개념을 초월한 새로운 미술의 가능성을 제시하여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여 우리의 시대적 현실을 드러냄으로써 삶의 총체성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증후 자체가 포스트모던적이 방법으로서 고전화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을 정의한다면 그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축약된다. 하나는 '탈근대'의 의미로서 모더니즘을 부정하고 나온 개념이고 또 하나는 '근대이후'로서 모더니즘 이후의 문화현상을 일컫는 말로 모더니즘과 분리가 아니라 모더니즘의 연속으로 파악할 수 있다. 모더니즘의 특징인 상징적이며, 소재를 제공해주는 현대의 신화들 뿐 아니라, 총체화까지 그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성은 과거에 대한 인용, 차용, 알레고리, 대중매체의 이용, 패러디, 키치, 종합주의적 특성 등은 모더니즘의 개념이론들과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며 현대미술을 통해 알 수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전통복귀의 경향은 주제나 양식이 단순히 부활되는 것이 아니라 당대 특유의 상황속에서 계승되고 있는데 신화나 역사와 같은 이상적이고 영웅저거인 주제뿐 아니라 이와 대비되는 대중문화에서도 소재와 방법이 차용되고 있다.

본래에 있던 이미지를 끌어다 다른 이미지와 결합시킴으로써 본래의 의미를 없애고 새롭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작품경향의 두드러진 특징인 과거의 인용이라든가, 알레고리적 특성, 대중 매체의 사용과 접목 종합주의적 특성등 다양한 방법론은 모더니즘의 순수성, 논리적 개념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모더니즘을 분리하는 포스트모저니즘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본질적으로 배타적이거나 환원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으며 오히려 대상을 초월하여 넓은 영역에 걸친 상황과 경험과 지식을 자유롭게 결합하는 종합즈의적 입장을 취한다. 형상에로의 복귀, 표현성의 강조는 궁극적으로 미술이 시각적인 본질을 떠나서는 아무런 존재이유를 지닐 수 없다고 보며 논리적이고 개념적인 작가들이 작업자체에 의미를 추출하는 금욕적인 방법에 반해서 난폭하리 만치 격렬한 감성의 표출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회화성은 각 사회의 상이한 문화적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그 시대의 세계관을 반영하지만 모든 실험이 가능한 포스트모더니즘회화에서 회화가 물질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형식 즉 평면성과 형을 그린다는 조형적 특성은 부정되지는 않는다.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면 양식의 차용, 설치라는 공간적 표현 방식으로 표현되지만 전면적으로 회화 자체가 부정되지는 않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성향이 과거라는 부분에서 모든 현재적 가능성을 추론하는 것처럼 회화에 있어서 포스트모더니즘적 특성 또한 과거의 화화성을 토대로 하기 때문이다.

프랭크 스텔라는 모더니즘의 미학을 거스르지 않는 평면성을 지닌 채 장식성을 부활시켜 바로크적인 현란한 붓질과 야수파적인 색채로 나아간다. 이들 그림은 논리나 시지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표현적인 붓질이나 강렬한 원색의 부활등을 통하여 감성 또는 직관에 의해서 이해되는 은유적 메시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도 이들의 분위기가 고전적 신화와 역사, 철학, 문학 등 미술외적인 요소로부터 시적 영감을 찾아내고 양식 내지 주제를 참조함에 있어서 그들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고대 기독교로부터 르네상스, 바로크적인 양식, 그들의 문화유산으로부터 많은 것을 차용하고 인용하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카라바지오(Caravaggio)와 같은 옛 거장들의 작품을 차용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모더니즘의 추상, 침묵, 순수 등을 배격하고, 진보의 전통을 부인하며, 모방과 철충을 주로 하는 미술을 제작하여 신표현주의를 비롯한 포스트모더니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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