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즘
중세기 이후의 서양미술은 외부현실을 캔버스 위에 충실히 재현하는 모사적 이상(Mimetic Ideal)의 추구였다. 그러나 회부현실의 무엇을 재현, 즉 환영주의적 재현에 대한 거부로부터 모더니즘은 시작하게된다.
모더니즘은 '근대주의'또는 '현대주의'로 변역되지만 내용적으로는 그 경계가 모호한 말이다. 일반적으로 모던이란 현대적인 것을 의미한다. 넓은 의미에서 시대를 초월하여 언제나 존재해 왔던 것이며 사회와 문화 전반의 근대화 및 합리화에 관계되는 용어이고 미술사적 용어로서 모던이란 대략 18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시대를 말하며 이 기간동안 탄생한 미술 양식과 이념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이런 의미의 모던이 바로 현대미술을 나타내는 '모더니즘'을 논할 때 의도하는 의미이다. 현대미술과 모더니즘의 주된 특징은 과거와 현대 모두에 대한 진보적인 새로운 태도와 그것에 깊게 관련되어 사용된 일련의 순수주의이다.
마네 이전까지는 이젤 페인팅에 주어진 미술매체의 존재론전 조건 (Ontological condition)-편평함과 테두리가 있는 캔버스와 특수한 점질성의 촉감을 지닌 유화물감(Oil)이라는 재료-을 초월하여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긍극적으로는 허위의 외부현실의 환영을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관객이 작품을 볼 때 화면 뒤에 숨겨져 있는 실재의 평면의 존재와 한정되게 경계 지워 주는 테두리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속이는 기교를 추구하는 것이었다면, 마네는 오히려 그와 반대로 이젤 페인팅의 매체가 편평하고 테두리가 있다는 걸 강조하는 그림들을 그렸다.
이처럼 주어진 캔버스가 편평하다는 것을 또 이 회화적 지지물의 형태가 직사각형이라는 것등을 인식하는 것은 곧 모더니스트들의 존재론적 실천인 동시에 이들의 결벽성있는 윤리적 실천이기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실천이기도 한 것이다.
마네 이후 획기적인 모더니스트인 세잔느(Paul Cezanne 1839∼1906)의 1883-1885년에 제작한 <레스타크에서 바라본 마르세이유만> 과 그의 만년 작품인<레 로브에서 바라 본 성 빅트와르산>두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특유의 넓은 붓질을 이용한 무수히 많은 작은 면들을 전면적인 구성 속에 적절히 배치시켜 전체적인 편평한 화면을 이룩하는 한편 형태 하나 하나에 볼륨 있는 입체감을 주어 형태의 견고성을 동시에 이룩한 것이다.
작품 속의 화면이 평면적이면서도 동시에 입체적으로 이룩한 것은 추상화를 향한 미술사상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과 동일한 작품기법이 <분석적 큐비즘( Anslytic Cubism)>이다.
몬드리안의 추상도 그 근원을 세잔느에게서 찾을 수 있는데 <나무>연작은 추상에로의 지극히 논리적인 이행과정을 명료하게 보여 주었고 그가 추상을 통해 추구한 것은 '절대적인 실재(Reality)'바로 그것이었다.
미술분야는 전후의 미국을 중심으로 중요한 변화의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는데 당시 미국에 망명해온 호프만이나 알베르트 같은 유럽화가들에 힘입어 뉴욕이 새로운 미술문화의 중심지가 된 일이었다.
추상표현주의는 1940년대 중반부터 1950년대에 걸쳐 약 10년동안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화단을 지배하던 사조로써 1950년을 경계로 두 개의 성향으로 나타난다.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97)과 클라인(Franz Kline 1910∼1962)으로 대표되는 액선페인팅과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 뉴먼(Barnett Newman 1905∼1970), 스틸(Clyfford 1904∼1980), 라인하르트(Ad Rein Hardt 1913∼1969), 고틀리브(Adolp Gorrleb 1903∼1974)등의 작품경향을 일컫는 것으로 색면의 침잠에서 신비한 넓이를 보여준다..
모든 재현적 해석을 거부하며, 외부 리얼리티를 재현하지 않으면서 인간의 내면적 격정을 표현한 최초의 추상화로써 잭슨 폴록의 추상표현주의 회화를 들 수 있다
'전면회화(All-over drip Painting)의 개념을 창출해내었는데 편평하고 그 편평한 화면의 각 부분에는 꼭 같은 중요성이 부여되어 우리의 시선을 한곳에 머무를 수 없게 한다. 폴록에 와서 미술의 매체가 편평한 캔버스라는 사실을 재발견, 재인식하게 된다.
색면추상은 1960년대까지 계속되어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말한 '후기회화적 색면추상'으로 발전한다. 신진세대들과 합류하면서 또 다른 방향으로 탐구하게 되는데 그들은 화면에 어떠한 깊이도 용납하지 않았다. 평평한 캔버스와 일치를 이루고 자유로운 색채를 강조한다. 후기 색면추상의 대표작가로는 모리스 루이스(Morris Louise 1912-62), 놀란드 (Kenneth Noland: 1924-), 프렝켄 텔러(Helen Frankenthalar: 1928-), 켈리(Ellsworth Kelly: 1923-), 프랭크 스텔라 등이 있다.
스텔라, 놀란드는 절대적으로 간단한 그림, 자유로운 분위기와 신비적인 함축의 개념을 개발함으로써 후기 회화적인 추상 또는 하드에지 페인팅으로 알려지게 되었는다.
그러나 60년대의 기하학적 추상과 그 이전의 색면회화가 여러 면에서 그 기본성격을 달리한다. 같은 색면에 의한 추상이면서도 이 후기추상에는 일체의 심정적, 낭만적인 여운, 요컨대 일체의 표현성이 자취를 감추며 그 대신 명석하고 질서정연한 형태, 엄격한 시메트리가 지배하고 심리적 뉘앙스의 흔적이 전적으로 배제된 중성적 색면처리에 의해 비 주관적이요 몰인격적이요 반감성주의적인 새로운 추상회화가 정립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엄격하게 또 선명하게 구획된 형태와 색면의 추상을 두고 한편에서는 하드에지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거니와 여기에 다시 엘스워드 켈리, 프랭크 스텔라 등이 시도한 이른바 '변형 캔버스(shaped canvas),라 불러지는 새로운 추상양식이 태어났다.
프랭크 스텔라의 평면성과 테두리의 인식을 한꺼번에 총족시키는 방법으로 캔버스 내부의 그림 형태를 주어진 캔버스 자체의 모양으로 결정 지워진 형태화 된 캔버스 즉 쉐이프트 캔버스를 창조하게 되었다 또한 평면 위에 칠해진 물감의 상호 작용을 미국 특유의 물질주의로 회화를 파악하였다.
회화의 경우 순수함이란 회화의 본질적인 색채와 평면성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회화 공간을 평면으로 처리하고 그림 표면의 '단일성'을 강조하는 양식은 1950년대와 60년대의 모노크롬회화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단순 명쾌하고 디자인적인 추상은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난 '하드에지'라든가 쉐이프트 캔버스등의 이름으로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매체적 본성인 평면성이란 개념을 규정하여 모더니스트 회화는 큰 신뢰성과 힘을 갖게 되었다.
모더니즘은 회화의 본질인 가장 기본적인 구조인 평면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고 2차원성 평면은 회화예술이 어떤 다른 예술과도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조건이며 모더니스트 회화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평면성 그 자체에로 향하는 것이다.
형식주의 미술 비평가로서 미국 화단에서 영향력이 컸던 C. 그린버그는 모더니스트의 회화(Modernest Painting)라는 그의 논문에서 '철학자 칸트로부터 시작된 자기 비판적 경향의 심화 내지 극대화라고 하였다. 즉 칸트는 논리의 한계를 입증하기 위해 원리의 특징적인 방법으로 '자기 비판'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모더니즘 회화에 있어서는 회화의 고유한 본성 즉 평면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평면 그 2차성은 회화예술이 어떤 다른 예술과도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조건이며, 따라서 모더니스트 회화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평면성 그 자체를 향하는 것이다.
호프만은 화면(picture plane)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평면이라는 개념을 전통적인 일점 원근법과 대비시켜 설명하였고, 평면 작업에 있어서 기초를 이루고 있는 '표면'과 매체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표면의 강조와 매체의 역할을 중시한 점은 그린버그 미학의 기초로 작용하게 되었다.
현대미술에 나타난 최소한의 의미 즉 '최소한의 내용'을 '자기 한정'으로 규정하였고 모더니즘 일반에 대한 특성을 자기 비판적 경향의 심화 내지 극대화라고 보았다. 그것은 논리의 한계를 입증하기 위해 논리를 사용했던 자기비판이 바로 모더니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린버그는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모더니즘의 톡징인 자기 비판적 경향은 오직 내부로부터만 주어진 분야의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모더니즘이란 있을 수 없고, 모더니즘은 분야들간의 제휴를 허용치 않는다.
모더니즘 회화의 특징적 축면에서 볼 때 모델링을 거부하고 깊이감 있는 묘사를 거부함으로써 회화의 표면의 편평함과 테두리 내의 연장되는 형태를 잘라 캔버스의 한계를 떳떳하게 주장하고 나선 마네를 최초의 모더니스트 화가라고 그린버그는 보고 있다.
그는 우선 예술의 각분야가 지니는 독자적 권한영역은 그 매체의 모든 고유한 본성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고 회화매체의 제1의 은 바로 화면구조의 평면성이라 규정했다. 즉 평면성은 회화예술이 어떤 다른 예술과도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조건이며, 따라서 모더니스트회화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평면성을 그 자체로 향하는 것이다.
스텔라는 그린버그의 모더니즘의 본질인 '자기비판'을 '자기 규정'이라는 과제로 모더니스트 회화에 대해 규명함으로써 '순수성'을 강조하여 화면 구조의 본질인 평면성을 내세웠다. 이 '평면성'이 마네의 평면적 회화 구성에서 시작하였고, 이 모더니스트 회화는 스텔라의 쉐이프트 캔버스로 진전되었으며, 이로 인해 이젤 페인팅은 붕괴되었다.
여기서 스텔라의 "당신이 보는 것이 바로 보는 것이다." 라는 작품 설명으로 모더니즘의 개념을 체계화하였다.
1960년대 중반 미국의 미니멀리스트들은 형식상의 대칭, 전통적 의미에서 구성의 결여, 그리고 무채색 등을 특징으로 하는 단순하고 텅 빈 기하학적인 오브제들을 구축함으로써, 전통적인 모더니즘에서 이탈한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단순한 오브제들'은 또 다른 면에서 당시 모더니스트 회화 영역에 대한 도전으로 이해되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회화와 조각 사이에 존재하면서 관객들이 스스로 자의식을 갖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다. 아방가르드 활동이 낳은 이러한 모든 형식들은 그 결과로 1970년 초까지 회화는 더 이상 근본적으로 채색되어야 하거나, 평평해야할 필요가 없고 조각 역시 똑바로 서 있거나 양감을 지녀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미니멀미술의 특색은, 예를 들면 이미지의 문학적 의미 내지 심리학적 의미와 같은 미술 대상의 '내부'보다는 미술 대상의 물리적 배경이나 관찰자의 반응이라는 미술 대상 외부에 내용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런 순수주의적인 추상의지로 특징지어지는 경향은 미니멀리즘이라 불리는 경향으로 관련짓게 된다. 어빙 샌들러(I. Sandler)의 견해에 의하면 색면추상과 미니멀리즘이 60년대 순수 취향적 경향, 즉 매체자체를 내재화하고 그렇지 못한 작품은 일체 배제하여 예술의 환원을 실현하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보았으며 엄밀한 의미에서 모더니즘은 미니멀리즘과 동격으로 혹은 미니멀리즘이 모더니즘의 가장 최근 국면으로 여겨진다고 하였다.
그린버그가 제시한 모더니즘 즉 형식주의적 특징과 모더니즘 미술이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안으로의 비판, 한정, 자기 환원적인 성격은 미니멀리즘에서 그 극점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겠다. 미니멀리즘은 오늘날 모더니즘의 연장선상에 있어서 그 극점을 이루고 잇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살상 미니멀 아트는 이른바 근대주의적 환원의 한 극한적인 양상이며 반데어 로헤(Mies van der rohe) 가 말한 바 "보다 적은 것은 보다 많은 것이다" 의 개념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1960년을 전후로 해서 캔버스를 자르거나 변형한 쉐이프트 캔버스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그림 속의 형태와 화폭과의 관계에 대한 분기점을 제시하며 화폭의 모양을 호폭내의 그림의 모양에 의해 결정되게 한다. 그러한 쉐이프트 켄버스이 형태를 버리고 회폭에 그 캔버스 내의 그림과 맞는 형태를 부여한다.
스텔라는 그림에 화폭을 종속시킨 것이다. 형태들은 바탕과 대립하지 않고 오히려 그 바탕을 만들어 낸다. 스텔라의 작품들은 하나의 구조물로써 자율성을 획득하며 다른 어떠한 것과도 연관되려고 하지 않았다. 즉 회화가 하나의 실제성을 갖는 것이다. 결국은 모더니스트페인팅을 사물 자체가 회화가 되는 단계로까지 나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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