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그림 이야기

첼시에 가면 현대미술이 보인다.

영원한 울트라 2006. 5. 17. 13:22

뉴욕의 예술 애호가들은 소호에 없다. 첼시에 있다. 90년대 초부터 갤러리, 딜러, 아티스트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던 첼시는 미드타운의 ‘고리타분함’과 소호의 ‘산만함’에 식상한 뉴욕 미술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첼시 갤러리와 함께 발전해 온 독특한 감각의 레스토랑, 바, 클럽, 카페, 극장들도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공신들이다.
ⓒBAZAAR 글/ 손미나, 이연수(바자) 사진/ James Kim , 손미나

1 아메리칸 파인 아트에서 열린 기획전 ‘Patterson Beck with Home’ 2 짐 캠프너 파인아트 갤러리의 전시 공간 3 롬바르드 파인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마이클 라코위츠의 작품 4 고니 브래빈+ 리 갤러리에서 열린 사진 작가 저스틴 커랜드의 대규모 흑백 사진

 

 

첼시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도심 속 푸른 자연과 함께 거리 곳곳마다 볼거리 많기로 유명한 뉴욕. 그 중에서도 특히 7, 8월에 휴가 시즌을 맞는 첼시의 갤러리 거리는 휴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전시로 더욱 활기차고 바쁜 나날을 보낸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날엔 저녁 8시쯤 첼시 거리를 한번 걸어 볼 것. 한껏 성장한 뉴요커들이 와인 잔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그림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는 갤러리 오프닝 파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뉴욕 타임스> 아트 란이나 <뉴욕 매거진>의 전시 소식을 관심 있게 보고, 낯선 이들과의 대화에도 당황해하지 않을 담대함이 있다면 당신도 충분히 그 파티의 손님이 될 자격이 있다. 단, 뉴욕 예술이나 예술인에 대해 “지극히 순수하고 이상적이리라” 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면 너무 가까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어느 딜러와 아티스트가 스캔들을 일으켰더군.” “그 사람 도대체 얼마에 그림을 판 거야?” “지금 한창 뜨고 있는 누구는 딜러와 갤러리, 옥션이 합작으로 만들어낸 올해의 기획 상품이라더군.” 따위의 민망한 대화들을 듣게 될 테니 말이다.

뉴욕의 미술계는 월 스트리트 못지않은 정보와 전략, 작전과 전투가 벌어지는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이다. 이곳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작품을 돈 많은 컬렉터의 손에 넘기고 마는 아트 딜러들, 예술을 철저히 상품으로 취급하며 그 상품의 시장성을 냉정하게 반영하는 경매 회사, 조수 수십 명을 거느린 채 화려한 라이프스타일로 언론의 집중세례를 받는 스타 작가, 아트 작품 수집을 단순히 취미가 아닌 ‘투자’로 생각하는 영리한 컬렉터들이 정글 게임을 벌인다. 느린 템포로 우아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첼시의 진짜 모습이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뉴욕의 아티스트는 더 이상 아틀리에에 숨어있을 수만은 없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재능 넘치는 아티스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늘 바깥세상을 향해 더듬이를 곤두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예술가 지망생 10만 명 중 100여 명 정도만 제대로 된 전시회를 갖고 그 중 한두 명만이 스타로 등극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만큼 자신의 웹사이트 주소가 적힌 명함을 사람들에게 돌리는-마치 보험사 직원처럼-것은 보통일 정도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곳이 이곳이다. 그래서 고달프기만 할까? 그렇지는 않다. 뉴욕 미술계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하는 특급 티켓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트 시장’으로 통하는 뉴욕은 재능 있는 신인 작가들에게 비교적 넉넉한 지원과 기회를 제공하며 세계의 예술가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오늘도 딜러와 컬렉터, 작가들은 첼시로 모여들고 있다. 세련되고 영리한 뉴요커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소호나 미드타운과는 확연히 다른, ‘첼시 표’ 바와 레스토랑, 패션 숍, 카페, 극장 등도 더욱 첼시를 흥미롭게 하고 있다. 점점 더 진지하고 부르조아화되고 있는 도시, 세련과 속물 사이에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뉴욕의 진짜 얼굴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첼시이다. 첼시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소호에서 첼시로...뉴욕 미술계의 대이동
뉴욕 맨해튼 서쪽 14번가에서 28번가에 걸쳐 있는 첼시 거리. 전통적으로 갤러리와 예술가들의 집합소로 알려진 소호(Soho)에서 20여km 떨어진 첼시에는 90년대 초반부터 살인적인 임대료를 피해 작업 공간을 찾던 미술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소호가 점차 명품 브랜드들이 밀집한 ‘어수선하고 비싼 관광지’처럼 변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세워졌던 탱크 공장과 70년대 자동차 공장들이 즐비했던 첼시 거리는 오늘날 수많은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200개가 넘는 갤러리, 럭셔리 패션 숍, 독특한 컨셉트의 컬렉티드 숍들이 즐비한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첼시가 새로운 갤러리 거리로 부상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소호의 임대료와 소호의 ‘관광지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미술 장르의 부상이었다. 소호의 땅만 팔아도 남태평양의 웬만한 나라 하나 쯤은 살 수 있다고 할 만큼 소호의 렌트비는 가히 살인적이다. 현금 유동률이 떨어지는 갤러리가 매달 고액의 렌트비를 감당해내기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닌 것.

‘예술가 마을’로 통했던 소호가 단체관광객들이나 쇼핑족들로 가득 차면서 초기의 순수함이 사라진 것 또한 큰 이유이다. 갤러리가 있던 자리에 속속 들어선 샤넬, 구찌, 세포라 등 패션 & 뷰티 숍들이 ‘소호 분위기’를 훼손시킨 장본인으로 꼽힌다. 소비문화에 압도된 소호에서 아티스트들이 예술적 영감을 얻기가 힘들었을테고, 마치 TV를 보며 시험 공부하는 것처럼 산만한 분위기와 고액의 렌트비 때문에 갤러리와 작가들은 속속 소호를 떠났다.

새로운 미술 장르의 부상도 소호 갤러리들의 첼시 이주 이유로 들 수 있다. 설치미술, 퍼포먼스, 미디어 아트 등 기존의 평면 회화에 비해 큰 공간을 필요로 하는 현대미술 장르를 담아내기엔 소호의 좁은 갤러리가 역부족이었던 것. 기존의 소호 갤러리 렌트비 정도면 첼시의 큰 로프트를 리노베이션하여 들어가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또 하나 미술인들을 유혹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소호나 미드타운에 비해 턱없이 황량하고 교통이 불편한 첼시 지역의 열악한 상황, 그 자체였다. ‘일반인’이나 ‘관광객’이 많은 맨해튼 여느 지역에 비해 유동 인구가 적고 ‘아는 사람만 알고 찾아온다는’ 첼시는 ‘특별한 사람을 위한 사적이고 은밀한 장소’라는 이미지를 주며 미술 관련인은 물론 부유하고 스타일리시한 뉴요커들을 매료시켰던 것. <아트 포럼> <아트 뉴스> <아트 & 옥션>같은 미술 관련 매체의 비평가들은 첼시 갤러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던 1990년대 중반 “뉴욕의 엉뚱한 엘리트 의식이 첼시로의 이동을 부추기고 있는데 이는 뉴욕 미술계를 후퇴시키는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칼럼을 발표하며 이런 현상을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첼시의 주요 갤러리들
이런 혼란스러움과 비난의 목소리를 잠재운 것이 바로 뉴욕 딜러계의 대모로 일컬어지는 폴라 쿠퍼(Paula Cooper)의 첼시 이주였다(1996년). 폴라 쿠퍼 갤러리는 솔 르위트(Sol LeWitt), 로버트 고버(Robert Gober), 조 베어(Jo Baer),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도날드 주드(Donald Judd), 칼 안드레(Carl Andre),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 등 세계 현대미술을 이끈 거장들을 거느린 거물급 갤러리이다.

이때부터 뉴욕 미술계는 첼시가 뉴욕의 새로운 아트 메카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까지 소호 갤러리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폴라 쿠퍼는 뉴욕 미술계의 전설적 딜러인 레오 카스텔리로부터 도제식 수업을 받은 정통파 딜러. 그녀가 1968년 소호에 첫 아트 갤러리를 오픈했을 때 엄숙하고 클래식한 미드타운 갤러리들과 보수적인 비평가들은 “몇몇 젊은 아티스트들이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을 뿐인 소호에 갤러리를 여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라며 크게 반발했었다. 그런 비난을 일축하며 소호를 문화 타운으로 이끌었던 그녀가 다시 첼시로 옮겨갈 때도 60년대와 같은 우려와 비난의 소리가 높았지만 이 또한 성공적인 모험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베를린의 구겐하임과 피츠버그의 앤디 워홀 미술관을 설계했던 건축가 리차드 글룩만(Richard Gluckman)이 설계해 더욱 유명해진 폴라 쿠퍼 갤러리가 6월 말까지 선보이는 전시는 프랑스 아티스트 소피 칼레(Sophie Calle)의 ‘Exquisite Pain’전이다.(534 West 21st street, 212-255-1105 화~토 11a.m.~6.pm.) 신인 작가들을 많이 등용하는 갤러리로 유명한 곳은 롬바르드 프레이드 파인 아트(Lombard-Freid Fine Art)다.
사무실 한켠에 수북이 쌓인 무명작가들의 포트폴리오가 이곳의 현재 위상을 말해주는 듯했다. 이 갤러리의 초대전이나 기획전에 선정되는 작가들은 컬렉터들의 입소문, 갤러리 큐레이터의 직감과 치밀한 테스팅 작업 등에 의해 낙점된다.
갤러리의 오너 겸 딜러인 레아 프레이드(Lea freid)는 이렇게 말한다. “뉴욕 미술 수집가들의 눈은 웬만한 딜러나 큐레이터 수준에 이릅니다. 이들로부터 듣는 ‘요즘 어느 작가가 이런 작업을 준비 중인데 괜찮을 것 같다’는 입소문이 신빙성 높은 정보로 취급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일단 갤러리 눈에 띈 신인 작가는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치기 마련입니다. 즉 개인전을 갖기 전 그룹전 등에 참가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야 하는 것이죠. 이 관문을 통과한 뒤엔 갤러리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습니다. 바로 뉴욕의 새로운 전업 작가가 탄생하는 순간이죠.” 작년 가을에는 콜럼비아 대학원생인 뉴욕 출신의 젊은 작가 마크 핸델만의 첫 개인전인 ‘Warm White Blizzard’를 열기도 했으며 현재는 아티스트 마이클 라코위츠(Micael Rakowitz)의 데뷔 전시회인 ‘Dull Roar’ 전이 열리고 있다.(www.lombard-freid.com, 531 West 26th street, 212-967-8040, 화~금 10a.m.~6p.m. 토 11a.m.~6.pm.)

첼시의 갤러리 중 규모나 작가군의 인지도면에서 하이 랭크를 기록하는 곳은 가고지안 갤러리(Gagosian Gallery)이다. 신인작가들에겐 문턱이 높기로 유명한 이곳은 개인 갤러리치곤 아주 넓은 전시 공간을 가지고 있어 설치 작품이나 퍼포먼스, 미디어 아트 등을 충분히 소화해 내고 있다. 80년대 중반 LA의 부촌에서 출발한 가고지안은 95년과 99년에 LA의 베버리 힐즈와 뉴욕의 첼시에 갤러리를 각각 개관하는 등 미국 동, 서부를 아우르는 마당발로 통한다. 2000년에는 런던 피카디리 광장에 갤러리 오픈과 동시에 다국적 작가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컨템포러리 아트 작품과 함께 18~19세기의 클래식한 작품도 함께 다뤄 폭넓은 컬렉터층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 가고지안 갤러리의 성공 비결로 알려지고 있다. (www.gagosian.com, 555 West 24th street, 212-741-1111, 월~금 10a.m.~6p.m.)

레오 카스텔리에서 폴라 쿠퍼로 이어졌던 뉴욕 정통 딜러의 계보를 이어가는 바바라 글래드스톤(Babara Gradstone)은 다양하고 실험적 장르와 신인 작가를 폭넓게 포용하는 딜러로 80~90년대 뉴욕 미술계를 주름잡았다. 폴라 쿠퍼로부터 도제식 딜러 교육을 받은 바바라 글래드스톤은 1980년 맨해튼 미드타운 57번가에 첫 갤러리를 오픈한 뒤 83년부터 소호를 주무대로 활동했다. 이 갤러리가 첼시로 옮겨간 것은 1996년. 첼시 시대부터는 본격적으로 미디어 아트, 사진, 비디오, 영화, 설치 등에 집중하며 젊고 재능 있는 작가 발굴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미국 미술계의 슈퍼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매튜 바니(Matthew Barney)의 영화, 스테판 발켄홀(Stephan Balkenhol)의 조각, 리차드 프린스(Richard Prince)의 사진과 회화, 애니쉬 카푸어(Anish Carpour)의 설치 등이 이곳을 거쳐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는 폴란드 출신 조각작가 미로슬로 발카(Miroslaw Balka)의 개인전과 평면회화를 3차원화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여류작가 캐롤 던햄(Carroll Dunham)의 개인전을 연 데 이어 현재는 리차드 프린스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6월 말부터는 ‘Bridge Freezes before Road’라는 아티스트들의 그룹전이 이어질 예정이다.(515 West 24th street, 212-206-9300)

첼시의 ‘영파워’로 통하는 젊은 딜러 매튜 막스(Matthew Marks)가 이끌어가는 매튜 막스 갤러리는 1996년 첼시 시대를 연 뒤 현재 21가, 22가, 24가 세 곳에 갤러리를 오픈했다. 영국 앤소니 도파이(Anthony d’Offay) 갤러리에서 3년 동안 디렉터로 일하며 국제적 감각을 익힌 매튜 막스가 이끄는 작가 군단은 로버트 고버(Robert Gober),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 브라이스 마든(Brice Marden), 테리 윈터(Terry Winter), 사진작가 안드레아 걸스키(Andreas Gursky)와 낸 골딘(Nan Goldin) 등 30여 명에 이른다. 세계 곳곳의 컬렉터와 미국은 물론 유럽의 유수 미술관 등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 다국적 작가 발굴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점에서 매튜 막스 갤러리는 미국, 그 중에서도 뉴욕 출신의 작가에 지나치게 편중하는 다른 갤러리들과 차별화된다.(523 West 24th street, 212-243-0200)

1998년 첼시에 등장한 고니 브래빈+리(Gorney Bravin+Lee) 갤러리는 각각 80년대와 90년대에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Jay Gorney Modern Art와 Bravin Post Lee 갤러리가 합병한 것이다. 필립 애커만(Philip Akkerman), 주디 밤버(Judie Bamber), 캐서린 오피(Catherine Opie), 다우드 베이(Dawoud Bey), 알렉시스 로크맨(Alexis Rockman) , 저스틴 컬랜드(justin Kurland) 등의 작가들이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534 West 26th street, 212-352-8372, 화~토 10a.m.~ 6p.m.)

2000년 오픈한 LFL 갤러리는 젊은 작가와 중견작가의 사진, 비디오, 퍼포먼스, 설치작품 등을 균형감 있게 전시하고 있다. 줄스 드 발린커트(Jules de Balincourt), 누노 드 캠포스(Nuno de Campos), 홀리 커우리스(Holly Coulis), 스콧 그로데스키(Scott Grodesky) 등의 소속 작가가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외부 큐레이터를 초빙, 색다른 기획전을 마련함으로써 매너리즘을 거부하고 다양한 컬러의 작가를 선정하려 노력하고 있다. 2005년 1월에는 파리에 있는 갤러리 엠마뉴얼 페로틴(Emmanual Perrotin)과 함께 ‘갤러리 스와프’ 이벤트를 벌여 뉴욕과 파리를 아우르는 독특한 전시를 열기도 했다. (530 West 24th street 212-989-7700, 화~토 11am ~ 6pm)

1977년 5th 애비뉴에 개관, 미드타운의 갤러리 중흥기를 이끌었던 로버트 밀러 갤러리(Robert Miller Gallery)도 2000년 첼시로 옮겨오면서 미술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주요 갤러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가을 이곳에서는 최근 뉴욕 미술계의 다크 호스로 떠오른 중국계 아티스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건축, 설치미술, 문학 등을 폭넓게 아우르며 최근 중국 예술의 큰 흐름을 이끌어가는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의 최근작도 전시되었다. 6월 초까지 미니멀리즘의 블랙 페인팅을 구사하는 피에르 솔라지(Pierre Soulages)의 회화전을 감상할 수 있다.(523 West 26th street, 212-366-4774, 화~토 10a.m.~6p.m.)

아메리칸 파인 아트(American Fine Arts, Co.)는 지난 2003년 작고한 전설적인 딜러 코린 드 랜드(Colin De Land)가 이끌었던 갤러리이다. 작가의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 전시할 정도로 예술적 감각이 뛰어났던 그는 늘 새로운 시도와 기획으로 미국 미술계의 ‘파워 피플’로 통했다. 최근에는 아티스트가 직접 이끄는 워크숍 기획전 ‘Patterson Beck with home’ 전을 개최하였다. 이 전시회에서는 쿠킹, 마스크 메이킹, 메이크업 & 헤어, TV 프로그램 제작, 베개커버 제작, 삼바 댄싱 등 다양한 클래스를 작가인 패터슨이 직접 이끌어가며 관객과 교감하는 퍼포먼스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갤러리를 찾아와 클래스에 등록하고 직접 수업을 받으며 관객 스스로가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 전체가 작가의 퍼포먼스라는 재미있는 기획을 시도하였다.(530 west 22nd street, 212-727-7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