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전시소식

홍현주전

영원한 울트라 2006. 12. 21. 14:04

홍현주 展

'Delight in Darkness'

 

꽃을 안은 장갑낀 의자_(W)500 x (H)1000 x (D)350_소나무, Antique
강원도산 제가받침(100년), 부식된동촛대, 부식된동선, swavrovski crystal

 

2006년 12월 21일(목) ~ 2007년 1월 6일(토)

Gallery SUN contemporary [약도보기]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720-5789, 5728

www.suncontemporary.com

 

Opening Reception: 12월 21일 오후 6시

 

눈쌓인 나뭇가지 전신거울_(W)900 x (H)2000 x (D)120
소나무, 동선, 광섬유, swarovski crystal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바움은 우리의 문화 척도로 보기에 과거의 것으로 혹은 전통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대부분의 것은 실제로는 [발명된 전통]이라고 했다.

이 말은 즉, 우리 삶의 일상적인 예식, 문화행사, 사용하는 물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주 옛날의 것도 아니고 우리의 문화 속에 깊이 배어있는 것도 아니며 단지 옛 상황을 참고하는 형태를 취하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반응된 형태라는 것이다.

과거의 상징적인 것들은 얼마든지 기획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서 다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게 되고 그렇게 해서 다시금 전통성을 유지해 간다는 것이다.

홍현주의 예술적인 창작은 과거의 것에 대해 새로운 접근 양식을 취하고 있다.

그 창작물들은 현재 우리 삶의 투명한 렌즈를 통해서 한국의 예스러운 전통을 통찰하도록 해준다.

5000년의 역사를 통해서 한국은 깊이 있고 풍성한 예술유산을 만들어냈는데 그 중 하나는 고결하고 뛰어난 수준의 엘리트 계층에서 생성된 창작물이었다.

그러한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서민 계층에서 생성된 소박하며 기능적인 물건들도 있다. 테두리의 곡선이 잔잔한 파도물결을 연상케 하는 우물 바가지, 명절용 다과를 만드는 형틀, 그 사용용도를 의심케 하는 우아하게 수 놓아진 골무 등등. 홍현주는 그러한 물건을 재활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오래 전에 잊혀진 고전적 실용품들을 현대의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

그녀의 창작품들은 정선된 한국의 전통 수공예 목기에 여러 가지 색상, 모양, 크기가 다양한 반짝이는 크리스털을 결합시킨다. 외견상 불일치한 서로 다른 재료들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참신함을 보여주면서 원래의 디자인 속에 있었던 자연스러운 선을 지켜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와 함께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낸다.

고요한 땅으로부터 분출되어 생명을 불어넣는 용암과도 같이 홍현주의 크리스털 창작품들은 오랫동안 잊혀진 민속의상처럼 어두운 골짜기로부터 밖으로 나와 빛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생계를 위해 열심히 벼농사 일을 하면서 농부가 신고 다녔던 나막신의 일부 닳아 없어진 앞 코 부분은 빨간 빛의 꽃 모양을 한 크리스털로 다시 장식되어 촛대가 되었다.

패치 테이블_(W)2300 x (H)740 x (D)450_소나무, 광섬유

볼품없이 방치되어 있었던 사다리는 정교한 거미줄의 네트 형태와 빛 그리고 아침이슬을 연상케 하는 구슬 모양의 크리스털과 어우러져서 훌륭한 벽걸이 장식으로 변신하였으며. 크고 무거운 문짝은 지나간 과거를 회상케 하며 동시에 매혹적인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우 아름다운 거울로 거듭났다.    

십자가, 바가지, 나무접시를 이용한 작품들은 벽이나 테이블을 장식하는데 쓰일 수 있으며 함이나, 시계, 조명등 그리고 쓰임새가 있는 가구들은 실용성을 겸비한 장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실용성과는 상관 없이도 그녀의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해주며 심오한 경지의 예술적 기지의 통찰력과 함께 삶의 환경을 향상시켜준다.

이화여자대학교 출신인 홍현주는 라쉐즈를 출범시킨 1999년 이래 그녀만의 독보적인 수공예작업을 완성시키는 행보를 해왔다. 그녀의 영감은 옛 공예품들을 보는 순간 나온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그녀는 미리 짜여진 디자인을 위해 특정한 물건을 찾아 다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목기들이 스스로 말하는 것을 원하며 크리스털이라는 빛의 매개를 통하여 그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어루만져 새로운 생명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녀의 작품들은 예술적으로 뛰어날 뿐만이 아니라 심오한 철학적 의미를 담게 된다.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 유산물들이 오스트리아의 명품 스와롭스키의 크리스털과 함께 만났기에 우리는 그 창작품의 진면모를 더한층 맛볼 수 있다.

최근 한 저명한 학자이자 판소리 꾼이 “훌륭한 이야기 구성은 옛 것에서 새것을 찾고, 판에 박힌 진부함을 떨쳐버리고 아름답고 시각적인 서술의 기교를 결합할 때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한 필요조건을 놓고 볼 때 홍현주는 위대한 이야기꾼이다.

그녀는 한국의 과거의 삶으로부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도 역시 지금과 필적하는 그러한 웅장하고 괄목할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현세의 존재들로부터 또 다른 이야기들을 생기 있고 활력 있게 재창출하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다.

- Heather A. Willoughby-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 Elwha Women’s University

되를 쌓아 올린 촛대_(W)140 x (H)500 x (D)140
Antique 되, 홉, 반홉(70년이상) 자락나무, 백금선도금, LED전구, swavrovski crystal

[번역원문]

Finding New Life and Light in the Past

According to Eric Hobsbawm, a noted British historian, much of what we consider to be ancient or traditional in our respective cultures is in reality an “invented tradition.”  That is, many of our rites and ritual, cultural practices and products are not perhaps as ancient or deeply imbedded in our society as we might believe, but are instead “responses to novel situations which take the form of reference to old situations….”  Symbols from our past, then, can be manipulated such that they gain new meaning, and in the process, over time become traditional themselves.  The artistic creations of Hong Hyun-ju embody a novel approach to things that are old; they enable us to envision symbolic traditions of Korea’s past through a crystalline lens of contemporary life.

Throughout its 5000 year history, Korea developed a deep and rich artistic heritage, one that was primarily rooted in the creations of the noble and elite classes.  Nonetheless, there was also beauty to be found in the simple, functional objects of the masses: a gourd for dipping water from a well whose rim flows as a gentle wave, a press for holiday rice-cakes that incorporates the grain of the wood into its pattern, a thimble whose ornately embroidered design defies the simplicity of its purpose.  Hong Hyun-ju is able to resurrect such items, whose days of practical usefulness have long since past, into a thing of modern beauty.

Hong’s creations combine well-weather wooden handicraft pieces from Korea’s traditional past with glimmering crystals of various colors, shapes, and sizes.  The seeming incongruity of these materials is perfectly blended so as to extend natural lines of the original design while at the same time establishing contrast that captivates the eye.  Like life-giving lava that flows from the static earth, Hong’s crystals seem to spring forth from the dark crevices of long-forgotten folk accoutrements.

A wooden clog, likely worn by a peasant who toiled and trudged through rice paddies as he eked out a meager existence, whose once deteriorated toe has been rebuilt with red, flower-like crystals, now serves as a candle holder.  A ragged ladder discarded after years of use is transformed into a wall hanging, softened by a delicate spider’s web woven of gossamer wire, light, and beaded crystals reminiscent of early morning dew.  A large, heavy doorframe is unlatched to reveal an exquisite mirror, reflecting the days of yore while enticing the possibility of days yet to come.

주걱여인 시계_(W)140 x (H)550 x (D)30_Antique주걱(100년이상), 백금도금금속선

Some pieces, such as holy crosses, small gourds, or crockery can serve as ornamental decorations to otherwise bleak walls or tables, while other pieces assume a form of practical functionality as cases, clocks, lightening devices, and utilitarian furniture.  Yet each, irrespective of its use within one’s home, will provide a bridge between the ancient and the modern and enhance one’s environs with a sublime artistic flair.

Hong Hyun-ju, a graduate of Ewha Women’s University, has been perfecting her unique handicraft since 1999 when she launched her brand entitled “La Chaise.”  She explains that the inspiration for her creations comes directly from the artifacts.  In other words, she does not seek out a particular piece to fulfill a predetermined design.  Rather, once a traditional tool, piece of furniture, or other decorative device is found, she lets the materials speak for themselves, allowing the crystals to compliment, heal and refurbish the wounds of time in the wooden pieces.  As such, her works are as philosophically profound as they are artistically stunning.

One can be assured of the authenticity of the creations, not only in the use of genuine Korean traditional artifacts, but also with a certificate of attestation that all the crystals incorporated into the works are from the highly reputable Austrian designer, Swarovski.

A renowned scholar and p’ansori singer recently commented that great story-telling combines the art of finding the new in the old, breaking away from stereotypes, and exacting beautiful, visual narratives.  According to such requisites, Hong Hyun-ju is a master story teller.  She has found a way to reinvent Korea’s past life into a lively, invigorating account of a contemporary existence from which emanates the possibility of an equally grand and remarkable tale of the future. 

Heather A. Willoughby

Professor

Graduate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 Ewha Women’s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