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삶의등대▲

우뇌 경쟁력

영원한 울트라 2007. 9. 27. 14:32
지금껏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은 인간의 연산능력을 수천·수만배 앞서는 컴퓨터의 완승이었다. 1997년부터 시작된 체스 대결도 2006년 12월까지 모두 6차례 있었지만 인간대표가 완패했다. 갈수록 연산기능이 향상되는 컴퓨터는 초당 800만개의 수를 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둑은 아직 인간이 우세하다. 바둑돌을 놓는 경우의 수는 단순 계산해도 361! (펙토리알)이다. 1 다음에 768개의 수가 오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컴퓨터가 이걸 계산한다고 해도 돌을 따낸 빈자리, 패, 끝내기와 같이 복잡한 형태가 나오니 일일이 따져서 프로그래밍하기는 불가능하다. 또 전체 판세를 읽어, 똑같은 급소라 해도 두드려선 안 될 때가 있고 상황에 따라 최선의 수도 달라진다. 이른바 감(感)이나 기세다. 최근 국내에서 있었던 인간과 컴퓨터간 한국·일본어 번역 대결에서도 컴퓨터가 속도는 앞섰지만 전체 문맥을 이해하는 ‘정확도’와 ‘이해도’에서는 뒤졌다.

“이런 한계를 극복한 인공지능 컴퓨터가 2029년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세계적 인공지능 전문가인 미국의 레일 커즈와일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이차원적으로 배열돼 있는 컴퓨터 트랜지스터를 새로운 소자를 이용해 3차원적으로 배열하고, 인간의 뇌처럼 병렬적으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컴퓨터와 인간의 뇌가 구별이 없어지는 ‘단일점(singularity)‘이 온다고 주장했다.

결국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의 연산과 같은 기능을 하는 ‘좌뇌’보다는 종합적 사고능력, 창의력, 직관력, 감정 등의 작용을 하는 ‘우뇌’에서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미국 예일대에서는 이런 점에 착안해 수능시험(SAT), 경영대학원 자격시험(GMAT), 법대 자격시험(LSAT), 의대 자격시험(MCAT) 등과 같은 ‘좌뇌’중심적 능력검증을 새로운 ‘레인보 프로젝트’로 대체하고 있다. 5칸짜리 만화를 제시하고 마지막 칸에 재미있는 말을 적어 놓도록 하거나, 제목만 듣고 이야기를 창작하는 ‘우뇌’ 테스트가 그것이다. 미국 일류 기업들도 경영학 석사(MBA) 취득자들의 채용을 점점 줄이고 대신 미술학 석사(MFA)와 같은 창의적 우뇌를 가진 인재를 찾아 다니고 있다고 한다. 한국? 아직도 내신등급과 수능시험을 놓고 아웅다웅하며 ‘좌뇌’중심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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