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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코 벽화 곰팡이 슬다

영원한 울트라 2006. 5. 11. 14:24

라스코 벽화 곰팡이 슬다

 


[서울신문]“라스코를 구하라.”

현대 회화를 무색케 하는 치밀하고 사실적 묘사로 ‘선사시대의 시스티나 벽화’로 불려온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 벽화가 곰팡이 오염으로 훼손 위기에 처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 5년새 치명적인 곰팡이가 라스코 동굴에 확산되면서 ‘인류 예술의 진화론적 아이콘’으로 간주돼 온 위대한 문화유산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유럽판 최신호(15일자)를 통해 보도했다.

라스코 벽화는 구석기 후기인 1만 7000년 전 만들어진 암각화다. 길이 1200m에 이르는 석회동굴 곳곳에 200여마리의 소와 말, 사슴 등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1940년 발견 직후 현장을 살펴본 파블로 피카소가 “현대 미술이 이룬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동굴에 퍼진 곰팡이는 ‘퓨사리움 솔라니’라고 불리는 흰색 곰팡이다. 라스코 동굴에는 지난 2001년 처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관리당국은 관람객들이 내뿜는 습기와 열로 벽화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거액을 들여 환기시설을 설치했다.

그런데 공사도중 동굴 입구의 지붕을 없앤 것이 화근이 됐다. 갑작스러운 호우에 빗물과 토사가 동굴안으로 들어오면서 곰팡이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관리당국은 “곰팡이는 대부분 제거된 상태”라면서 “그나마 바닥에만 나타났을 뿐 벽과 천장의 그림에는 곰팡이가 번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타임은 최근 벽화 상태를 살펴본 고고학자의 말을 인용, 관리당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